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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띠(stripe)를 갖게 된 이유: 발생유전학적 고찰
등록일
2020-12-08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143

고양이가 띠(stripe)를 갖게 된 이유: 발생유전학적 고찰
※ 출처: DK, 『DKfindout! Big Cats』 / ⓒ Amazon.com (참고 1)


『바로 그런 이야기들』에서 '표범이 반점(spot)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을 때, 러디어드 키플링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반점'은 치타의 무늬를 일컫는 용어이고, 표범의 무늬를 일컫는 용어는 '장미꽃 모양(rosette)'이기 때문이다"라고 「허드슨알파 생명공학연구소(HudsonAlpha Institute for Biotechnology)」의 그레고리 바시(유전학)는 말한다.

그러나 무늬의 명칭이 뭐가 됐든,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가 그런 무늬를 갖게 된 내력은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이제 바시와 동료들은 그 해답을 찾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패턴」에 관한 70년 묵은 이론이, 고양이는 물론 다른 포유동물의 다채로운 털가죽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요한 논문이 발표됨으로써, 많은 포유류 털가죽의 돋보이는 컬러 무늬의 유전학적 근거가 드러났다"고 「로슬린 연구소(Roslin Institute)」의 데니스 히든(발생생물학)은 논평했다. "그에 더하여, 그런 유전자들이 발생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여 '고도의 적응적 메커니즘(highly adaptable mechanism)'으로 귀결되는지도 밝혀졌다." 그가 말하는 고도의 적응적 메커니즘이란, 유전적 변이로 인해 ('띠'에서부터 '반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턴이 등장하는 과정을 말한다.

생물학자들은 일찍이 모낭세포(hair follicle cell)를 (모발이나 모피에 색깔을 부여하는) 흑색·갈색·황색·적색 색소의 원천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바시에 따르면, 컬러 패턴이 언제 어디서 확립되는지는 지금껏 오리무중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인 1952년, 컴퓨팅의 선구자인 앨런 튜링은 "서로 억제하고 활성화하는 분자들이 조직에서 상이한 속도로 확산된다면, 자연계에서 주기적인 패턴(periodic pattern)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30년 후, 다른 과학자들은 튜링의 이론을 응용하여 '반점이나 띠와 같은 컬러 패턴들이 발생과정에서 형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가설을 수립했다. 그 가설에 따르면, 활성화분자(activator molecule)는 세포에 색깔을 입힐 뿐만 아니라, (활성화분자보다 빨리 확산되는) 억제분자의 생성을 촉발함으로써 색소의 생성을 차단할 수도 있다. 그리고 2019년, 그 가설은 물꽈리아재비(monkeyflowers)라는 식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검증되었다(참고 2). 연구자들은 "꽃잎에 활성화된 까만색 반점이, 억제제가 확산됨에 따라 무색소조직(unpigmented tissue)으로 둘러싸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그들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튜링의 패턴을 따르는 분자들이 생쥐의 모낭 발생을 촉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포유류의 털가죽 색깔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는 대체로 미스터리였다. 왜냐하면 생쥐를 비롯한 '연구하기 쉬운 실험용 동물' 중에는 반점이나 띠를 가진 게 없기 때문이었다.

바시가 이끄는 연구팀은 집고양이를 이용해 털가죽의 색깔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분자의 정체를 쫓아 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들은 Tabby라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그 유전자가 변이된 고양이는 통상적인 '까만 띠' 대신 '까만 얼룩'을 갖고 있었다. 그의 동료인 크리스토퍼 케일린(유전학)은 치타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발견했다. 즉, 동일한 변이를 보유한 왕치타(king cheetah)는 특이하게 크고 얼룩덜룩한 반점을 갖고 있었다. 이는 Tabby가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 모두의 털가죽에 색깔을 입힌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양이가 띠(stripe)를 갖게 된 이유: 발생유전학적 고찰

A genetic mutation changes a spotted cheetah pattern to a striped king cheetah pattern. Credit: Greg Barsh/ ⓒ 뉴욕타임스 (참고 3)


혹시 다른 유전자들(그리고 그 변이)가 발생기간 동안 작용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케일린과 허드슨알파의 동료 켈리 맥고언은 수년 간 동물병원─이들 병원에서는 길냥이의 난소를 적출하는 데, 그중에는 종종 임신한 고양이도 포함되어 있다─에서 폐기된 조직들을 수집했다. 먼저, 고양이의 배아를 관찰한 결과, 28 ~ 30일 된 배아의 피부(나중에 털가죽에서 '까만 띠'가 나타나는 곳)가 일시적으로 두꺼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아의 피부에 나타나는 변화는 성체의 털가죽에서 관찰될 내용을 미리 모방한다"고 맥고언은 말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초기배아의 피부세포에서 활성화된 유전자를 분리하여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20일쯤 된 배아의 '영구적으로 까맣게 되기 전, 일시적으로 두꺼워지는 피부'에서, 핵심적인 발생경로(Wnt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활성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이 가장 높은 유전자 중 하나는 Dkk4였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11월 16일 출판전 서버인 《bioRxiv》에 포스팅했다(참고 4). 연구팀은 또한, Dkk4를 불활성화하키는 변이가 아비시니안(Abyssinian) 및 싱가푸라(Singapura) 품종의 독특한 털가죽(반점이 너무 작아 분간할 수가 없다)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Tabby와 Dkk4는 동일한 경로에 관여하며, 아마도 집고양이와 야생고양이 모두의 털가죽 무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바시는 말했다. "그러나 두 유전자의 상관관계는 아직 모르겠다."
 

고양이가 띠(stripe)를 갖게 된 이유: 발생유전학적 고찰

Abyssinian Cat / ⓒ Wikipedia


Dkk4는 「Wnt 신호전달경로」의 억제제로 알려져 있는데, 이 경로는 많은 동물의 발생기간 동안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고 세포성장을 촉진한다. 연구팀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Wnt와 Dkk4는 집고양이의 털가죽에서 각각 활성화제와 억제제로 작용한다고 한다. 즉, '어두운 부분'에서는 Wnt와 Dkk4의 양이 거의 비슷하지만, '밝은 부분'에서는 더 빨리 이동하는 Dkk4 단백질이 Wnt를 불활성화함으로써 색소의 생성을 차단하여, 튜링의 이론에서 예측됐던 것처럼 띠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놀랄 일이 아니지만, 「Wnt-Dkk4 신호전달」이 털가죽 무늬의 형성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라고 로드아일랜드 칼리지의 라리사 매터슨(발생생물학)은 말했다.

"이번 논문은 ‘야생고양이의 패턴이 다양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패터슨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그 과정이 고양이는 물론 다른 포유동물에서도 작동한다는 증거를 추가로 제시했다"고 브리스톨 대학교의 롤랜드 브래들리(계산신경과학)도 동의했다.

Wnt와 Dkk4에 관한 튜링의 메커니즘이, 생쥐의 배아발생 후기에 모낭—단, 털가죽의 색깔은 아님—이 형성되는 기틀을 제공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바시는 "고양이(그리고 아마도 다른 포유동물)의 컬러 패턴이, 모낭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확립된다"고 보고함으로써, 초기의 컬러 패턴이 모낭의 착색(pigmentation)을 유도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잘 알려진 분자들 간의 간단한 상호작용이 포유동물의 털가죽 색깔 패턴의 다양성을 설명한다는 것은, 자연의 절약정신(thriftiness)이 얼마나 투철한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동일한 분자와 경로가 '매우 다양한 구조의 패턴화' 과정에 '매우 다양한 규모'로 재사용됨으로써, 척추동물의 해부학에서 복잡한 요소들을 탄생시켰다"고 히든은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amazon.com/DK-findout-Big-Cats/dp/1465479295
2.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5/6456/854
3. https://www.nytimes.com/2012/09/25/science/the-gene-behind-cheetahs-spots-and-tabbies-stripes.html
4. https://www.biorxiv.org/content/10.1101/2020.11.16.385609v1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2/how-cats-get-their-str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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