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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생명공학과

바이오산업동향

코로나19 비밀 밝힐 '미니 폐' 개발
등록일
2020-10-27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78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는 폐포라고 알려진 풍선처럼 생긴 공기주머니를 손상시켜 환자들의 주요 사망원인이 되고 있는 폐렴과 급성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폐에 영향을 주고 질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아직도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즉 인간의 폐 조직을 모방한 실험 모델이 부족해 코로나19 연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미국 듀크대학의 세포 생물학자 푸루쇼타마 라오 타타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최근에 미니 폐로 불리는 ‘폐 오르가노이드’를 사용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미니 폐는 SARS-CoV-2가 공격하는 폐의 가장 깊은 부분을 복구하는 줄기세포인 상피 2형 폐포 세포(AT2)에서 자란다.

 
듀크대학 연구진은 폐 세포 하나를 수천 개의 세포로 증식시켜 인간 폐의 호흡 조직과 흡사한 구조의 오르가노이드로 만들었다
듀크대학 연구진은 폐 세포 하나를 수천 개의 세포로 증식시켜 인간 폐의 호흡 조직과 흡사한 구조의 오르가노이드로 만들었다. ©Arvind Konkimalla(Tata lab, Duke University)


오르가노이드는 체내 환경을 흉내내 실험실에서 성장시킨 3차원 줄기세포 배양물을 말한다. 즉 폐, 간, 심장과 같은 실제 장기와 거의 흡사한 과정을 거쳐 성장하는데, 이를 통해 장기 성장 방식을 규명함으로써 질병 치료와 약물 개발에 사용하는 것이다.

폐포를 모방한 살아 있는 폐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연구진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폐 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투를 가장 훌륭한 분자 규모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타타 박사팀은 이전 연구에서 작은 접시에 분리된 AT2 세포 하나가 수백만 개의 세포로 증식해 폐포처럼 생긴 풍선 모양의 유기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 유기체에는 소의 혈청 같은 복잡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100% 순수한 인간의 유기체

그 후 타타 박사팀은 듀크대학의 공유 컴퓨팅 클러스터와 협력해 화학적으로 순수한 미니 폐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다른 세포가 전혀 없는 순수한 인간의 유기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만든 폐 오르가노이드에서는 수백 개의 실험을 동시에 실행함으로써 신약 후보물질을 검사하거나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폐 세포에서 생성되는 자기방어 화학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

타타 박사는 “이것은 SARS-CoV-2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등 이들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다용도 모델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미니 폐의 발달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일부 초기 실험을 기술한 이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전문 국제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온라인판 10월 21일 자에 발표됐다.

미니 폐로 코로나19 감염을 연구하기 위해 타타 박사팀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진과 협력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최첨단 생물 안전시설을 활용해 폐 오르가노이드에 SARS-CoV-2를 감염시킨 후 폐 세포에서 생성되는 유전자 활동과 화학적 신호를 관찰한 것.

그 결과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ACE2 세포 표면에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때 폐 오르가노이드는 인터페론에 의해 매개되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미니 폐가 바이러스에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면역 분자의 사이토카인 폭풍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타타 박사는 “면역세포의 대량 유입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됐지만, 폐 줄기세포 자체에서도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니 폐로 변종 바이러스 연구 계획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전염병학, 면역학 분야의 교수인 랄프 바릭 박사는 “이번에 만든 폐 오르가노이드는 배양균을 정제하지 않은 세포를 사용하므로 이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이것은 순수한 형태의 AT2 세포를 배양하고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는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들의 샘플이 보여준 것처럼 세포들이 인터페론을 생성하고 자기 파괴적인 세포 사멸을 경험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세포 자살에 대한 신호는 때때로 감염되지 않은 이웃 폐 세포에서도 촉발되었는데, 이처럼 세포는 바이러스를 앞지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진은 미니 폐와 중증 코로나19 환자 6명에 대한 샘플 간의 유전자 활동 패턴을 비교한 결과, 엄청난 유사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타타 박사는 “지금까지 부검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제 우리는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세포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감염되기 전에 저용량의 인터페론으로 처리된 미니 폐는 바이러스 복제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감염되기 전에 인터페론 활동을 억제하면 바이러스 복제가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랄프 바릭 박사는 D614G라고 불리는 새로운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앞으로 미니 폐를 사용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출현한 이 변종 바이러스는 폐 세포에서 ACE2 수용체를 인식하는 데 효율적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가지고 있어 전염성이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ㅣ 저작권자 2020.10.26 ⓒ ScienceTimes (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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