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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생명공학과

바이오산업동향

비만 : COVID-19 백신의 걸림돌 될 듯
등록일
2020-10-21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103

비만한 사람들이 COVID-19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연구자들은 백신이 비만한 사람들에게 잘 듣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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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obesity worsens COVID-19 / ⓒ Science (참고 1)


멕시코 시티에 있는 남부병원(Hospital Médica Sur)의 집중치료실(ICU)에서 중증 COVID-19 환자들을 치료하던 중, 헤수스 오히노 소사-가르시아는 두드러진 특징을 발견했다. "비만은 우리가 아는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남부병원은 지난 6개월 동안 COVID-19 집단감염과 싸워 왔다. "우리 병원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중증 COVID-19 환자들이 실려 온다"라고 소사-가르시아는 말했다. 그런데 멕시코에 중증 COVID-19 환자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비만 유병률—현재, 성인의 36%—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사-가르시아와 동료들은 팬데믹 초기에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이미 불균형의 징후를 포착했다. 5월 3일 이전 병원의 ICU에 입원한 환자 32명 중 절반은 비만이었던 것이다(참고 2).

소사-가르시아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곧 등장하여 팬데믹을 완화할 거라고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를 비롯하여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인구집단'이 늘어나는 나라들에서, 일부 연구자들은 소사-가르시아의 희망과 달리 "백신이 팬데믹을 완화해 주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비만은 'COVID-19에 대한 면역반응 약화'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몇 가지 질병의 경우, 비만한 사람들은 백신의 효험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기대한 만큼의 효능을 발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루이지애나주 바톤루즈 소재 페닝턴 생의학연구소(Pennington Biomedical Research Center)에서 비만을 연구하는 도너 라이언은 말했다.

연구자들은 '비만이 백신의 효능에 미치는지 여부'를 아직 확신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걱정하는 또 한 가지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들이 그런 이슈를 신속히 감안하여 설계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백신 임상시험 전문가들은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라이언은 말했다.

늘 거기에 있었다

비만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집단감염 초기에 이미 명백한 사실이었다. 중국 광저우 소재 순얏센 대학교(中山大學)의 역학자 쉬린은 COVID-19의 첫 번째 파도를 분석하던 중, 어떤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뚜렷이 나타나는 패턴에 주목했다. "BMI는 늘 거기에 있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BMI는 COVID-19의 중증도(secerity)와  늘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쉬린이 지난 3월 한 학술잡지에 논문을 제출했을 때, 편집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이 사실을 알려라'라고 재촉했다. 그 이후 세계 각국에서 동일한 결론을 내린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비만한 사람은 날씬한 사람보다 COVID-19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으며, 심지어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요인을 보정하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 비만이 이 같은 농간을 부리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BMI가 높은 사람들은 일단 돌보기가 어렵다. 예컨대, 인공호흡기를 그들에게 연결할 때, 튜브를 기도 속에 삽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또한 비만한 사람들은 폐활량이 적다.

(2) 다음으로, 더욱 은밀한 분자적 가능성(molecular possibility)이 도사리고 있다.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은 인체가 당(糖)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을 저하시키며, 당뇨병에 선행(先行)할 수 있다. 인슐린저항성은 BMI가 높은 사람들에게 더 흔하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지방조직(adipose tissue)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ACE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수용체를 발현하므로, SARS-CoV-2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지방조직은 바이러스의 저장소(reservoir)처럼 작용하는 것 같다"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대학교의 지안루카 이아코벨리스(내분비학)는 말했다.

(3)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비만이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즉, 비만은 만성적인 저등급염증(chronic, low-grade inflammation)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당뇨병이나 심장병 같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간주된다(참고 3). 결과적으로, 비만한 사람들은 다양한 면역조절 단백질(예: 사이토카인)의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일부 중증 COVID-19 사례에서, 사이토카인이 초래하는 면역반응은 건강한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에서 면역학과 호흡기질환을 연구하는 밀레나 소콜로브스카는 말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면역자극 상태(constant state of immune stimulation)는 역설적으로 일부 면역반응(예: T세포가 주도하여, 감염된 세포를 직접 살해하는 반응)을 약화시킨다. "한마디로, 비만한 사람들은 감염과 싸우기도 전에 기진맥진해 져 있는 상태다"라고 소콜로브스카는 말했다.

"한 예비증거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날씬한 사람에 비해 SARS-CoV-2 감염이 약 5일 동안 더 지속된다"고 캐나다 토론토 소재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의 대니얼 드러커(내분비학)는 말했다. "그렇다면 비만한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무찌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들은 통상적인 바이러스 방어체계를 작동시키는 데도 애를 먹을 수 있다."

(4) 마지막으로, 비만은 소화관·코·폐에 상주하는 미생물총의 다양성을 감소시켜, 미생물군의 조성(composition)과 대사기능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미생물은 '병원체—그리고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친다"고 소콜로브스카는 말했다. 예컨대, 한 연구팀은 작년에 "항생제 복용으로 인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가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참고 4).

이상과 같은 요인들은, 장차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등장했을 때, 특히 비만 때문에 골치를 앓는 국가들—이런 나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WHO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13%가 비만하다고 한다. 라이언은 인플루엔자·B형간염·광견병 백신을 가리키며, 비만한 사람은 날씬한 사람에 비해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지적한다(참고 5). "인플루엔자의 경우, 비만한 사람들은 백신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아직 데이터가 없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쉬린은 말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비만이 백신의 효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드러커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에 관한 연구는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그건 나름 합리적인 가설이다." 그는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명확한 사례라고 보지 않는다."

그 대책은?

노인의 백신반응을 향상시킬 방법을 강구하는 연구자들이 있는 것처럼(참고 6), 비만이 백신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방법도 있을 듯하다. "비만한 사람들에게 추가용량을 투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라고 라이언은 말했다. "백신을 2회 대신 3회 접종함으로써 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안될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현재 선두를 달리는 3가지 후보백신이 대규모 임상시험에 계류되어 있는데, 이는 인구 전체뿐만 아니라 비만한 사람들에게도 백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평가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캠퍼스의 배리 폽킨(영양학)은 말했다. "그러나 그 임상시험들이 비만한 사람과 날씬한 사람의 차이를 분간할 여력이 있는지, 만약 없다면 가능한 시기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예컨대 모더나(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가 수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은 3만 명의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151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른 대규모 임상시험들도 모더나와 비슷한 계획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만이 백신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참가자들의 국적(國籍)에 달려 있다. "그것은, 누가 임상시험에 참가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폽킨은 말했다.

또한, 소수인종 그룹을 적절히 모집하는지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소수인종은 COVID-19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비만의 유병률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라고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소재 메이요 클리닉의 그레고리 폴란드(백신학)는 말했다.

폴란드에 따르면, 그는 제약사들에게 'BMI에 의해 층화된(stratified) 데이터'를 강력히 주문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 연구자들도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들의 경우, 항체의 수준이 낮고 지속기간이 짧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연구자들도 많다"고 그는 말했다.

"설사 항체반응이 강인해 보일지라도, 그건 기만적일 수 있다"고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영앙과 면역반응 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벨린다 벡은 말했다. "내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받은 비만한 사람들은 처음에 항체 수준이 정상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엔자에 걸릴 가능성은 날씬한 사람의 두 배나 된다(그렇다고 해서 비만한 사람들이 백신의 혜택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분석은 비만에 대한 서구적 정의(Western definition)에 집중해 왔다는 것도 문제다. 즉, 그것은 BMI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것은 '피하지방'과 (당뇨병 및 고혈압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장지방'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유럽계 혈통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BMI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폽킨의 지적에 따르면, 아시아·중동·남미인의 경우에는 BMI가 낮아도 내장지방이 많이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중국은 비만의 기준을 낮게 잡은—BMI 28—유일한 나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국 연구자들은 (출판 기회를 늘릴 요량으로) 서구의 기준을 사용한 데이터를 발표한다"고 그는 말했다.

"궁극적으로, 임상시험 데이터가 나와야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드러커는 말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팔짱만 끼고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사-가르시아와 다른 연구자들의 바람은, 정부와 공중보건 시스템이 'COVID-19와 비만 간의 관계'를 인식하고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비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공중보건 당국자인데, 40%의 국민이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미몽에서 깨어나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9/6509/1280
2. https://doi.org/10.2139/ssrn.3605185
3. https://doi.org/10.1038%2Fnm.2279
4. https://doi.org/10.1016%2Fj.cell.2019.08.010
5. https://doi.org/10.1159%2F000504440
6.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856-7

※ 출처: Nature 586, 488-489 (2020)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9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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