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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생명공학과

바이오산업동향

달콤함 뒤의 그림자, 과당에 의한 암전이 경로 규명
등록일
2020-11-16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87

과당을 많이 섭취한 생쥐에서 두드러지는 유방암 전이의 분자적 기전이 밝혀졌다. 그간 과당의 과다한 섭취가 대사질환 이외 유방암, 대장암, 폐암 등 여러 암의 발병과 진행에 관련이 있다는 역학적 연구결과는 보고된 바 있지만, 그 구체적인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과다한 과당 섭취가 암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킬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 과당 : 자연적으로 과일, 꿀 등에 존재하며,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사용된다. 인스턴트 식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과당의 섭취도 증가하고 있으며, 비만, 지방간, 당뇨병 등 여러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설탕 역시 체내에서 과당으로 분해된다.
 

서울대 박종완 교수, 김지영 대학원생, Stanford university 강정민 박사
<서울대 박종완 교수, 김지영 대학원생, Stanford university 강정민 박사>


한국연구재단은 박종완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유방암 세포와 유방암 이식 생쥐모델을 이용해 과당에 의해 억제된 유전자의 발현이 암전이를 촉발함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과당을 대사시키는 효소(KHK-C)와 구조적으로 상당히 유사하지만 과당을 대사시키지 않는 과당인산화효소(KHK-A)의 진짜 표적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하였다.

간 같은 대사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 효소가 생성되는 만큼 중요한 역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생쥐에게 과당을 섭취한 경우라도 이 효소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암 세포가 이식된 생쥐에서는 다른 기관으로의 전이가 왕성하게  일어났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자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이 효소가 과당이 아닌 핵 속 단백질 YWHAH을 번역 후 변형(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가운데 25번 아미노산 세린 잔기를 인산화)시키는 것을 알아냈다.

핵 속 단백질이 변형된 결과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암 억제 유전자인 세포표면접착단백질(E-cadherin)의 발현이 억제되면서 암세포의 이탈을 촉발하는 것을 밝혀냈다.
암세포는 왕성하게 증식하던 일부 암세포가 기존에 존재하던 암 조직을 이탈, 혈관으로 진입하면서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데 이 과정은 세포와 세포를 이어주는 접착단백질이 감소하면서 시작된다.

실제 이 효소에 의해 번역 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돌연변이 단백질(YWHAH)을 가진 생쥐모델에서는 과당의 과도한 섭취에도 불구하고 암전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암환자가 어느 정도까지 과당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할까? 과당에 의한 암전이 경로를 밝힌 이번 연구성과는 생쥐모델을 이용해 15% 가량의 과당 혼합물을 이용해 이뤄진 것으로
연구팀은 실제 암환자가 영양보충을 위해 과당이 함유된 식단을 이용하는 경우 어느 정도의 과당 섭취가 적당한지 알기 위해서는 생쥐모델이 아닌 사람에서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28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서울대학교 박종완 교수>

논문명
Ketohexokinase-A acts as a nuclear protein kinase that mediates fructose-induced breast cancer metastasis
저널명
Nature communications
키워드
과당, 암전이, 단백질 인산화 효소,
DOI
10.1038/s41467-020-19263-1
저  자
박종완 교수(교신저자/서울대학교), 김지영 (제1저자/서울대학교), 강정민 박사(공동 제1저자/서울대학교) 포함 총 7명

1. 연구의 필요성
 ○ 점점 서구화되는 식습관으로 인해 과당의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 과당에 의한 비만, 지방간, 당뇨 등 대사질환 발생은 잘 알려진 반면, 암에 대한 영향은 아직 불투명하다.
 ○ 20여년 동안의 역학조사를 통해 과당의 소비와 암 발병과 정적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확인되고 있으나, 과당 과섭취가 암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아니면 과당에 의한 대사질환이 원인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 과당은 간에서 대사되어 에너지를 생성하며, 이 과정의 첫 번째 단계를 담당하고 있는 효소가 C형 Ketohexokinase(KHK-C)이다. KHK-C는 간, 신장, 소장 등에만 존재하는 국한적 효소이다. 이에 비하여 A형 Keto hexokinase(KHK-A)는 모든 장기에 존재하는 매우 보편적인 효소이지만 과당을 대사시키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 왜 과당 대사도 잘 못하는 KHK-A가 이렇게 많이 존재할까? 이는 본 연구가 발표되기까지 하나의 미지수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KHK-A는 과당을 인산화시키는 대사효소가 아니라, 단백질을 인산화시키는 생체신호전달자(signal transducer)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새롭게 밝혔다.
 ○ 본 연구에서는 과당이 암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모든 암세포에 존재하는 KHK-A에 주목하여 연구를 설계하고 유방암세포와 암이식 마우스를 이용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

2. 연구내용
 ○ 본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과당이 세포질에 있던 KHK-A를 세포핵 안으로 이동시키면, 핵 속에서 KHK-A가 YWHAH 단백질을 인산화하고, 인산화된 YWHAH가 SLUG 전사인자와 결합하여 활성화시킨다. 활성화된 SLUG는 암억제유전자인 CDH1의 프로모터에 결합하여 전사를 억제하게 되고 그 결과 암세포의 이동이 촉진되어 암전이가 발생된다.
 ○ 다양한 인간 유래 암 세포에 과당을 처리한 후 세포 이동이 증가하였다. 유방암 세포주에 KHK-A 또는 KHK-C를 배타적으로 발현시켰을 때, KHK-A에 의해서만 과당에 의한 세포 이동과 EMT의 촉진 효과가 관찰되었다. 
 ○ KHK-A 또는 KHK-C를 발현하는 사람 유방암 세포주를 마우스의 유방에 주입하고 과당을 섭취하게 한 후, IVIS-Luciferase activity 를 이용 암세포의 이동 정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KHK-A가 발현되어 있는 세포에서 과당 섭취시 폐로 전이가 더욱 빠르게 일어났다. 
 ○ Mass spectrometry 결과, 과당에 의해 YWHAH과 LRRC59가  KHK-A와 결합함을 발견하였다. 각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siRNA를 이용하여 LRRC59가 KHK-A의 세포핵 이동을 담당하며, KHK-A는 YWHAH와  세포핵 내에서 결합함을 확인하였다. KHK-A 특이적인 Exon 3의 83번 루이신 잔기가 LRRC59와 결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 YWHAH의 25번 세린 잔기가 KHK-A에 의하여 인산화 되는 것을 mass spectrometry로 확인하였다. 또한 YWHAH 세린 25번 잔기의 돌연변이로 과당과 KHK-A에 의한 암전이가 억제되었다.
 ○ 단백질 분자역동분석을 통해 KHK-A의 ‘DDMA’ 모티프가 기질 특이성을 결정 하며, KHK-A는 과당이 아닌, 세린 잔기를 인산화하는 효소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과당 과섭취에 의한 유방암의 전이가 KHK-A 신호전달계를 통하여 이루어짐을 밝혔다. 식재료에 많이 이용되는 과당이 비만을 포함한 대사질환 뿐만 아니라 암전이에도 관여함을 밝혀 암생물학과 암예방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특히 간과하기 쉬운 식습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메시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HK-A를 발현하는 암세포 이식 마우스 모델을 통해 확인한 암 전이에서의 과당의 역할
(그림 1) KHK-A를 발현하는 암세포 이식 마우스 모델을 통해 확인한 암 전이에서의 과당의 역할.
KHK-A가 과발현하는 사람 유방암 암세포를 생쥐모델의 유방에 이식한 후, 과당을 포함한 물을 공급하였다. 물 또는 포도당을 공급하였을 때와는 달리 과당을 공급하였을 때, KHK-A가 과발현 하는 암세포가 이식된 생쥐모델에서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정도가 훨씬 심하였다.
그림제공 : 서울대학교 박종완 교수


본 연구에서 규명된 ‘Fructose – KHK-A - YWHAH’신호전달 체계
(그림 2) 본 연구에서 규명된 ‘Fructose – KHK-A - YWHAH’신호전달 체계. 
과당은 세포 내로 들어왔을 때 KHK-A가 핵 이동인자인 LRRC59/KPNB1과 결합하는 것을 촉진한다. 이후 KHK-A는 세포 핵 내로 이동하여 YWHAH의 25번 세린 잔기를 인산화하고 YWHAH는 SLUG과 결합하여 암억제 유전자인 CDH1의 전사를 통제함으로써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암의 전이가 촉진된다.
그림제공 : 서울대학교 박종완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서울대학교 박종완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암세포는 빠른 증식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량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포도당이 완전히 분해되면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그러나 포도당이 불완전 대사를 거치면 DNA 합성에 필요한 중간 대사체가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DNA 복제를 많이 해야 하는 암세포들은 포도당을 다량 흡수하여 불완전 대사를 시킨다. 결국 암덩어리 속에는 포도당이 부족할 수밖에 없게 되고 암세포는 다른 에너지원을 찾게 된다. 바로 과당이 포도당의 대체 에너지원이다. 그렇다면 과당이 암세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본 연구를 시작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KHK-C 효소는 과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첫 번째 단계에 참여한다. 이 효소는 세포질에 머물러서 과당에 인산을 붙이는 역할을 한다. KHK-C와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진 KHK-A도 있다. 그러나 KHK-A는 과당과 결합력이 매우 약하여 실제로 세포안에서 과당을 대사할 능력이 없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모든 세포들은 다량의 KHK-A를 가지고 있다. KHK-A의 역할이 무엇일까? 아마도 과당 대사 외에 다른 기능이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KHK-A의 기능이 밝혀진 것이다. 즉, KHK-A는 과당이 아닌 신호 단백질에 인산을 붙혀서 세포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과당이 출발신호를 알리면 KHK-A가 신호전달을 일으키는 과정을 일반화시키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능동적으로 조절되어 세포의 기능이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1. 본 연구는 암의 진행을 멈추기 위해 환자에게 어떠한 음식을 권해야 하는가? 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 아마도 지나치게 단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 연구처럼 영양과 암 진행에 관한 연구의 결과가 계속 나오게 되면, 보다 과학적인 암환자 식단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 본 연구와 더불어 현재까지 보고된 KHK-A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면 KHK-A가 암을 진행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본 연구에서는 KHK-A가 ‘DDMA’라는 아미노산 서열을 인식하여 단백질을 인산화 하는 것을 규명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암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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