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교육과 실무위주의 미래지향적 교육!

의생명공학과

바이오산업동향

수학 모델로 불안정한 수면 사이클 원인 밝혀
등록일
2020-11-09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121

국내 연구진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질 혼잡을 유발하는 비만과 치매, 노화가 어떻게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지를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KAIST는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 내 분자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잡(Cytoplasmic congestion)이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과 수면 사이클을 유발함을 예측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연구팀과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KAIST 수리과학과 김대욱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0월 26일 字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 : Wake-sleep cycles are severely disrupted by diseases affecting cytoplasmic homeostasis)

우리 뇌 속에 있는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우리 뇌 속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에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영, 제프리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는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을 밝혔다.
☞ PER 단백질: 포유류의 일주기 리듬을 통제하는 핵심 생체시계 단백질이다. 세포질에서 번역(translation)된 PER 단백질은 핵 안으로 들어가 자기 자신의 DNA 전사(transcription)를 조절한다. 이로 인해 세포 내 PER 단백질의 농도는 24시간 주기로 변화한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내 환경에서 어떻게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일정한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오랫동안 생체시계 분야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이는 서울 각지에서 출발한 수천 명의 직원이 혼잡한 도로를 통과해서 매일 같은 시간에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과도 같은 문제다.

김 교수 연구팀은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Spatiotemporal Stochastic model)을 자체 개발했다. 또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응축돼야만 동시에 인산화돼 핵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교수는 "인산화 동기화 스위치 덕분에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일정한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가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ˮ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또 PER 단백질의 핵 주변 응축을 방해하는 지방 액포와 같은 물질들이 세포 내에 과도하게 많아져 세포질이 혼잡해지면 인산화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유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재경 교수팀의 수리 모델 예측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팀과 협업을 통해 실험으로 검증하는 한편 한 발짝 더 나가 비만·치매·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킴으로써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을 가져오는 핵심 요인임을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세포질 혼잡 해소가 수면 질환 치료의 핵심이기 때문에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수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재경 교수는 "비만과 치매, 그리고 노화가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 원인을 수학과 생명과학의 융합 연구를 통해 밝힌 연구ˮ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수면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 연구 개요

생체 시계 (Circadian clock)를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인 PER 단백질의 양은 12시간 동안 증가했다가 12시간 동안 감소하며 24시간 주기로 변화한다 (그림 1). 이 24시간 주기의 PER 리듬이 우리 몸의 시계 역할을 하여 수면 시간 등 다양한 행동 및 생리 작용의 시간을 결정한다.

PER의 24시간 주기 리듬 생성 원리는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W. 영, 제프리 C. 홀 그리고 마이클 로스배시 교수에 의해서 밝혀졌다. 12시간 동안 세포질에서 축적된 PER 단백질은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 PER 유전자의 전사 (Transcription)를 방해함으로써 12시간 동안 PER의 양이 감소하도록 한다. 하지만 12시간 동안 다른 시간에 생산된 수 천개의 PER 단백질들이 어떻게 매일 같은 시간에 핵 안으로 들어가는지는 생체시계 분야의 큰 난제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PER의 세포 내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 (그림 2)을 개발하여 분석함으로써 이 난제를 해결하였다. 즉, PER이 핵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인산화가 핵 주변에서 PER의 농도가 충분히 높을 때에만 발생함을 밝혔다. 이러한 PER 인산화의 동기화 덕분에 수천 개의 PER 단백질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안정적인 24시간 주기의 일주기 리듬 (Circadian rhythms)과 수면 사이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림 3).

이러한 핵 주변에서 PER인산화 동기화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핵 주변으로 PER 단백질이 충분히 응축되어야 한다. 하지만, 세포 내 환경이 과도하게 혼잡해져 PER 단백질의 움직임이 크게 방해를 받으면 PER이 충분히 응축되지 않고 PER 인산화 동기화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불규칙해져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불안정해진다 (그림 4).

이러한 수리 모델 예측을 실험으로 검증하기 위해 김재경 교수 연구팀은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세포질 혼잡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만, 치매, 노화가 실제로 수면 사이클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을 밝혔다. 이를 통해 세포질 혼잡이 수면 질환의 원인이 됨을 최초로 밝혔으며 세포질 혼잡 해소라는 새로운 수면 장애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었다.

자가 음성피드백 루프에 의해서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양은 24시간 주기로 증감한다
그림 1. 자가 음성피드백 루프에 의해서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양은 24시간 주기로 증감한다. 이 24시간 주기의 PER 리듬이 시계 역할을 하여 수면을 포함한 우리 몸의 다양한 생리 작용의 시간을 결정한다.

PER 단백질의 세포 내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수리모형. 세포질에서 PER mRNA(M)가 PER 단백질 (R)로 번역된 후(i), PER 단백질은 세포 내 불순물 (회색 원) 들을 지나서 핵 주변으로 이동한다
그림 2. PER 단백질의 세포 내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수리모형. 세포질에서 PER mRNA(M)가 PER 단백질 (R)로 번역된 후(i), PER 단백질은 세포 내 불순물 (회색 원) 들을 지나서 핵 주변으로 이동한다 (ii). 이렇게 핵 주변에 일정량의 PER 단백질이 응축되면 PER 단백질들은 동시에 인산화된다 (iii). 그렇게 인산화된 PER 단백질들은 세포핵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PER mRNA 전사를 억제한다 (iv).

시공간적 확률론적 수리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 된 시간에 따른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움직임
그림 3. 시공간적 확률론적 수리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 된 시간에 따른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움직임 (좌)과 PER 단백질의 양 (우). 인산화가 완료되지 않은 PER 단백질 (주황색)가 세포핵 주위에 계속해서 응축된다 (i). 이렇게 응축된 PER 단백질이 일정량 이상이 되면 함께 인산화되고 (보라색) (ii) 함께 세포핵 속으로 들어간다 (iii).

시공간적 확률론적 수리모형을 통해서 시뮬레이션 된 세포 내 불순물들이 과도하게 많은 세포에서의 시간에 따른 PER 단백질의 움직임
그림 4. 시공간적 확률론적 수리모형을 통해서 시뮬레이션 된 세포 내 불순물들이 과도하게 많은 세포에서의 시간에 따른 PER 단백질의 움직임과 (좌) PER 단백질의 양 (우). 세포 내 불순물 때문에 세포질 혼잡 현상이 발생한다 (어두운 배경). 이로 인해 PER 단백질의 움직임이 방해를 받아 핵 주위로 인산화가 완료되지 않은 PER 단백질(주황색)은 충분히 응축되지 못한다 (i). 그 결과, PER 단백질들의 인산화가 함께 일어나지 못해 세포핵 안으로 PER 단백질이 들어가는 시간이 불규칙해진다 (ii 그리고 iii). 이로 인해 24시간 주기의 PER 리듬이 불안정해진다.

본 연구 공동 교신 저자인 김재경 교수 (좌)와 공동 제1 저자인 김대욱 박사과정 학생
그림 5. 본 연구 공동 교신 저자인 김재경 교수 (좌)와 공동 제1 저자인 김대욱 박사과정 학생 (우)

 

원문 보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