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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2020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등록일
2020-10-07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76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10월 5일, 2020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하비 알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 마이클 호튼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20 노벨생리의학상

요약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혈액매개간염(blood-borne hepatitis)과 싸우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간염은 중요한 글로벌 건강문제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간경변증(cirrhosis)과 간암을 초래한다.

하비 J. 알터(Harvey J. Alter), 마이클 호튼(Michael Houghton), 찰스 M. 라이스(Charles M. Rice)는 신종 바이러스인 HCV(C형 간염 바이러스)의 확인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발견을 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A형 간염 및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발견이 결정적인 진보였지만, 혈액매개간염의 대부분은 여전히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HCV의 발견은 만성간염의 남아 있는 원인을 밝혔으며, 혈액검사와 신약개발을 가능케 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렸다.


간염: 인간의 건강에 대한 글로벌 위협

간염(liver inflammation or hepatitis)은 '간'과 '염증'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로, 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초래되지만, 알코올남용, 환경독소, 자가면역질환도 중요한 원인으로 간주된다. 1940년대에는 두 가지 유형의 감염성 간염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는 A형 간염(hepatitis A)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며,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 다른 하나는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염되며,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왜냐하면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림 1 참조). 두 번째 간염은 은밀히 퍼지는데, 그 이유는 외견상 건강한 사람이 몇 년 동안 조용히 감염되었다가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 혈액매개간염(blood-borne hepatitis)은 이환율과 사망률이 상당한 수준이며, 매년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감으로써 HIV 감염이나 결핵에 맞먹는 글로벌 건강문제를 야기한다.
 두 가지 형태의 간염

그림 1. 두 가지 형태의 간염: 간염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초래되는 급성질환으로,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통해 전염된다. 다른 하나는 B형 간염 바이러스나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초래된다. 두 번째 형태는 혈액매개질환으로, 종종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하는 만성질환이다.


미지의 감염원(unknown infectious agent)

감염병에 성공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열쇠는 병원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1960년대에, 바루크 블럼버그(Baruch Blumberg)는 혈액매개간염의 한 가지 형태(나중에 B형 간염으로 알려짐)를 초래하는 바이러스를 발견하여, 진단검사 및 효과적인 백신 개발의 밑거름이 되었다. 블럼버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7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 당시 미국 국립보건원에 근무하던 하비 J. 알터는 혈액수혈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간염의 발병과정을 연구하고 있었다. 새로 발견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혈액검사는 수혈관련간염(transfusion-related hepatitis)의 건수를 감소시켰지만, 알터와 동료들은 많은 사례들이 여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 즈음 A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법도 개발되었지만, A형 간염은 '설명되지 않은 사례'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가 '미지의 감염원' 때문에 만성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은 커다란 걱정거리였다. 알터와 동료들은, 그런 환자들에게서 채취된 혈액이 (인간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감수성 있는 숙주인) 침팬지에게 간염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뒤이은 연구에서, 그 미지의 감염원은 바이러스의 특징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방식으로, 알터의 체계적인 연구는 새롭고 독특한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규정했다. 그리하여, 그 불가사의한 질병은  “비 A, 비 B형 간염(non-A, non-B hepatitis)"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HCV 확인

이제 신종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10여 년 동안 온갖 전통적 기법들을 동원해도 바이러스가 분리되지 않았다. 그때 카이론(Chiron)이라는 제약사에서 일하는 마이클 호튼이 홀연히 나타나, '바이러스 유전자의 시퀀스 분리'라는 어려운 임무를 떠맡았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감염된 침팬지의 혈액에서 발견된 핵산으로부터 DNA 단편 컬렉션을 작성했다. 그 단편의 대다수는 침팬지 자체의 유전체에서 유래했지만, 그들은 '일부 단편은 미지의 바이러스에서 유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간염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에,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그들은 환자의 혈청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코딩하는) 바이러스 DNA 단편의 클론들을 확인했다. 광범위한 검색을 통해, 가능성 높은 클론이 하나 발견되었다. 후속연구를 통해 그 클론은 플라비바이러스과(Flaviviridae)에 속하는 신종 RNA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고, 그 바이러스는 C형 간염 바이러스(HCV: Hepatitis C virus)라고 명명되었다. 만성간염 환자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바이러스가 바로 미지의 바이러스였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HCV의 발견은 결정적이었지만, 퍼즐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조각 하나가 누락되어 있었다. 그것은 'HCV가 단독으로 간염을 초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클로닝된 바이러스가 스스로 복제하고 질병을 초래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워싱턴 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의 찰스 M. 라이스는 다른 RNA 연구자들과 함께, HCV의 유전체 말단에서 새로운 영역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 영역이 바이러스의 복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라이스는 분리된 바이러스 샘플에서 유전적 변이들을 발견하고, 그중 일부가 바이러스의 복제를 방해할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했다. 라이스는 유전공학을 통해 HCV의 RNA 변이체를 만들었는데, 그 속에는 '새로이 규정된 바이러스 유전체 영역'이 포함되었고, '불활성화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제거되었다. 그 RNA를 침팬지의 간에 주입하자, 바이러스가 혈액에서 탐지되었고 (만성간염에 걸린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병리학적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HCV가 단독으로 '지금껏 설명되지 않았던 수혈매개간염'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HCV 발견 과정
그림 2. HCV 발견 과정 요약: 하비 J. 알터는 ‘수혈 관련 간염’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만성 간염의 공통적 원인이 ‘미지의 바이러스’임을 증명했다. 마이클 호튼은 검증되지 않은 전략을 이용해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분리했고, 이 바이러스는 C형 간염 바이러스(HCV)라고 명명되었다. 찰스 M. 라이스는 ‘HCV가 단독으로 간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최종 증거를 제시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발견의 중요성

노벨상 수상자들의 'HCV에 관한 발견'은 바이러스성 질환과의 지속적인 전쟁에서 기념비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발견 덕분에 오늘날 바이러스 탐지를 위한 고감도 혈액검사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세계각지에서 수혈후간염(post-transfusion hepatitis)을 뿌리뽑음으로써 글로벌 건강을 크게 증진했다. 또한 그들의 발견 덕분에 C형 간염을 겨냥하는 항바이러스제가 신속히 개발되었다. C형 감염은 역사상 처음으로 치료될 수 있게 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HCV를 박멸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샘솟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혈액검사를 촉진하는 글로벌 노력’과 ‘항바이러스제의 전 세계적 보급’이 필요하다(그림 3).
 
노벨상을 수상한 발견의 중요성
그림 3. 노벨상을 수상한 발견의 중요성: HCV가 발견됨으로써, 전 세계에서 수혈매개간염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고감도 혈액검사의 설계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C형 간염은 여전히 글로벌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이지만, 이를 박멸할 수 있는 기회는 존재한다.


핵심 출판물

Alter HJ, Holland PV, Purcell RH, Lander JJ, Feinstone SM, Morrow AG, Schmidt PJ. Posttransfusion hepatitis after exclusion of commercial and hepatitis-B antigen-positive donors. Ann Intern Med. 1972; 77:691-699.

Feinstone SM, Kapikian AZ, Purcell RH, Alter HJ, Holland PV. Transfusion-associated hepatitis not due to viral hepatitis type A or B. N Engl J Med. 1975; 292:767-770.

Alter HJ, Holland PV, Morrow AG, Purcell RH, Feinstone SM, Moritsugu Y. Clinical and serological analysis of transfusion-associated hepatitis. Lancet. 1975; 2:838-841.

Alter HJ, Purcell RH, Holland PV, Popper H. Transmissible agent in non-A, non-B hepatitis. Lancet. 1978; 1:459-463.

Choo QL, Kuo G, Weiner AJ, Overby LR, Bradley DW, Houghton M. Isolation of a cDNA clone derived from a blood-borne non-A, non-B viral hepatitis genome. Science. 1989; 244:359-362.

Kuo G., Choo QL, Alter HJ, Gitnick GL, Redeker AG, Purcell RH, Miyamura T, Dienstag JL, Alter CE, Stevens CE, Tegtmeier GE, Bonino F, Colombo M, Lee WS, Kuo C., Berger K, Shuster JR, Overby LR, Bradley DW, Houghton M. An assay for circulating antibodies to a major etiologic virus of human non-A, non-B hepatitis. Science. 1989; 244:362-364.

Kolykhalov AA, Agapov EV, Blight KJ, Mihalik K, Feinstone SM, Rice CM. Transmission of hepatitis C by intrahepatic inoculation with transcribed RNA. Science. 1997; 277:570-574.
 

수상자 약력
하비 J. 알터
하비 J. 알터는 1935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로체스터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스트롱메모리얼병원과 시애틀 대학병원에서 내과학 훈련을 받았다. 1961년 미국국립보건원(NIH)에 임상연구원으로 합류했다. 그 후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근무하다 1969년 NIH로 돌아와, 임상센터 산하 수혈의학부(Department of Transfusion Medicine)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마이클 호튼
마이클 호튼은 1949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1977년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G. D. 설 & 컴퍼니(G. D. Searle & Company)를 거쳐 1982년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에 있는 카이론 코퍼레이션(Chiron Corporation)에 입사했다. 2010년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현재 캐나다 엑설런스 연구의장(바이러스학)과 리카싱 바이러스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리카싱 응용바이러스학 연구소 소장 직을 맡고 있다.
찰스 M. 라이스
찰스 M. 라이스는 1952년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났다. 1981년 칼텍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1-1985년 박사후 연구원으로 훈련받았다. 1986년 워싱턴 의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에 연구팀을 꾸렸고, 1995년 정교수가 되었다. 2001년 이후 록펠러 대학교 뉴욕 캠퍼스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1-2008년 록펠러 대학교 부설 C형 간염 연구소의 과학 및 행정 담당 책임자를 역임했고, 현재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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