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교육과 실무위주의 미래지향적 교육!

의생명공학과

바이오산업동향

[생명과학자 기초체력 다지기 1화] 농도
등록일
2020-10-06
작성자
의생명공학과
조회수
226

“생명 과학자 기초 체력 다지기” 첫 번째 주제로 시약을 만들 때 반드시 알아야 할 “농도”에 대한 기본 개념과 원하는 농도의 시약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BRIC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질문 중의 하나도 “특정 농도의 시약을 어떻게 만드나요?” “어떻게 희석해야 하나요?” 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만큼 실험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연구자에게 헷갈리는 것 중의 하나라는 얘기이다.

실험실 생활 (예전에는 학부생으로 실험실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대학원을 시작하면서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숙제(?) 중 하나가 정확한 농도의 시약을 내 손으로 만들어 보는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은 고등학교 이과 교과 과정에서조차 화학이 필수로 되어 있지 않아 화학을 기본으로 배우지 않고 대학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아 더 당황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많은 시약들이 pre-made 형태로 제공되어 예전처럼 시약을 직접 만드는 수고로움은 덜 하다. 고난이도(?) 실험에 속하는 것이 농축 시약을 물로 희석하는 정도로 연구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문제는 모든 시약이 pre-made 형태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에 따라서는 원하는 시약의 농도를 계산하고 손수 만들어야 한다.

모든 실험의 출발점은 실험에 사용할 시약을 제대로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시약을 잘못 만들면 기껏 한 실험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은 물론, 농도 계산을 잘못한 시약으로 도출된 실험 결과는 혼란의 씨앗이 된다.

만약 신약개발 과정에서 잘못된 농도의 시약을 사용하여 잘못된 유효 농도를 얻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한 유효 농도를 임상시험에 적용했다면, 약물이 유효 농도에 미치지 못해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고농도로 인해 독성을 나타낼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물론 신약개발 과정은 다양한 실험 과정을 통해 검증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매우 낮다.


농도 (Concentration)

이제 본격적으로 농도에 대해 공부해 보기로 하자.

세포 고정액으로 1.232 M 포르말린을 만들어 보자. 포르말린을 예로 든 이유는 여러 가지 농도 개념이 사용되어야 하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통상적으로 일컫는 명칭이다). 이 문제를 해결 하려면, 먼저, 몰 (molarity, M) 농도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몰 농도는 용액 1 L에 녹아 있는 용질의 몰수 (mol/L)를 말한다.

1 M은 용액 1 L에 용질의 분자량 g 만큼 녹아 있는 농도이다. 포름알데히드의 분자량은 30.03이다. 포르말린 1 M은 포름알데히드 30.03 g이 포르말린 용액 1 L에 녹아 있는 농도이다. 그러므로, 1.232 M 포르말린은 1.232 x 30.03 = 36.997 ≒ 37, 즉, 약 37 g의 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여 총 부피가 1 L가 되게 하면 된다. 자 그럼 1.232 M 포르말린을 직접 만들어 보자.
              




그런데, 포르말린은 고체가 아니라 액체로 되어 있다. 그것도 농도는 %로 표기되어 있다. 머리가 조금 복잡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 농도에 대한 개념과, 액체의 부피를 무게로 전환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먼저 % 농도의 개념부터 다시 알아보자. % 농도는 100 g 용액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몰 농도는 1 L 용액을 기반으로 한다는 걸 기억하자. 화학을 전혀 배우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용질 (solute), 용매 (solvent), 용액 (solution)의 정의부터 다시 복습하고 가자.

용질은 일반적으로 용매에 녹아들어 가는 물질이며, 용매는 용질을 녹이는 물질이다.

용질은 고체, 액체, 기체일 수 있지만, 용매는 액체이다. 용질이 액체인 경우, 일반적으로 양이 적은 것이 용질이고, 많은 것이 용매이다. 용액은 용질이 용매에 녹아 있는 혼합물이다. 예를 들어, 소금물은 용액이며, 용질인 소금이 용매인 물에 녹아 있는 혼합물이다.

다시 % 농도의 개념으로 돌아가자. 주로 음료수의 농도를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 농도는 용액 100 g에 녹아 있는 용질의 g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설탕물 10%는 용질인 설탕 10 g이 설탕물 용액 100 g에 녹아 있는 농도를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몰 농도와 % 농도의 기준이 용매가 아니라 용액이라는 점이다. 즉, 설탕물 10%는 설탕 10 g을 물 100 g에 녹이는 것이 아니라, 설탕 10 g을 물에 완전히 녹여 전체 부피를 100 g으로 맞춘 용액이라는 것이다.

% 농도에서 g 대신 mL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수용액에서 물의 비중이 1이므로, g=mL이 성립하기 때문에 용액 100 mL로 나타내도 무방하다. % 농도는 용질의 분자량은 고려되지 않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포름알데히드 37 g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 37 g에 해당하는 포르말린의 부피 (ml)를 계산하면 된다. 여기서 다시 알아야 할 개념은, 밀도 (Density)이다. 밀도는 단위 부피 (Volume, V)당 질량 (Weight, W)이므로, 밀도(D) = 질량(W)/부피(V) 라는 식이 성립한다. 

포르말린의 부피 (V) = 질량(W)/밀도(D) 가 된다. 포르말린의 농도가 37%이므로, 원액 100 g 속에 37 g의 포름알데히드가 들어 있다.

37% 포르말린에서 포름알데히드 37 g에 해당하는 부피는, V=100 g/1.09= 91.743 mL이 된다.

1.232 M 포르말린 용액은 37% 포르말린 91.743 ml과 물 908.257 ml을 섞어 만들면 된다.

세포 고정액으로 10% 포르말린을 사용한다라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을 믿고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10%로 만들어 사용하면 세포가 터져 버린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10% 포르말린이 포름알데히드 10%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르말린 원액의 최고 농도는 일반적으로 37% 정도이다. 원액의 최고 농도 (37%)를 100%로 보고 그 원액의 10%, 즉, 포름알데히드 농도로는 3.7%가 된다. 근사치인 4%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희석 (Dilution)


 

[그림 출처: Wikipedia]


희석이란 어떤 농도의 물질을 용매를 사용하여 처음보다 낮은 농도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어떤 농도의 물질을 희석하여 원하는 농도로 만들고자 할 때는 다음 식만 기억하자.

C1V1=C2V2 (C1: 처음 농도, V1: 처음 부피, C2: 만들고자 하는 농도, V2: 만들고자 하는 부피)

*이때 처음과 만들고자 하는 농도와 부피의 단위는 같아야 한다. 농도와 부피의 단위는 낮은 단위로 통일시켜 준다. 단위만 같다면 어떤 농도 단위든 상관없다.

예제) 농도가 100 mg/ml인 물질 1 ml을 2 mg/ml로 만들고자 한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C1V1=C2V2   (C1: 100 mg/ml, V1: 1 ml, C2: 2 mg/ml, V2: ?)

       100x1=2xV2
        V2=100/2=50

즉, 농도가 100 mg/ml인 물질 1 ml에 용매(물) 49 ml을 섞어 50 ml을 만들어 주면 된다.

다시 기초로 돌아가서, 10배 희석은 1:10으로 섞어 주는 것이 아니라, 1:9로 섞어 나중 부피가 처음 부피의 10배가 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용매가 DMSO라면, DMSO는 극성, 비극성 물질을 모두 잘 녹이기 때문에 비극성 시약을 녹일 때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DMSO는 상온에서 세포막의 인지질을 녹여 세포를 죽이거나 세포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DMSO에 녹인 물질을 세포에 사용한다면, 사용할 최종 농도의 1,000배 정도까지는 DMSO에 녹이거나 희석해도 되지만, 그 이하에서는 물이나, buffer, 배지와 같이 세포 독성을 일으키지 않는 용매를 사용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DMSO는 세포에 사용할 때 최종 농도가 0.1% 정도로 사용한다. 물질의 stock 농도가 낮거나, 1,000배 stock으로 DMSO에 녹인 물질을 희석하는 과정에 침전이 생긴다면, 세포에 사용하는 DMSO의 최종 농도를 1% 정도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DMSO에 의한 세포 독성이 최소가 되도록 사용하여야 한다.

용해도가 좋지 않은 물질을 DMSO stock으로 희석할 때는 희석액의 부피를 조금씩 증가시키면 침전물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0배 희석하고자 할 때, stock 1 ml을 물 9 ml과 섞는 것이 아니라, stock 1 ml과 물 1 ml을 먼저 섞고 나서, 물을 조금씩 첨가하는 식으로 DMSO의 농도를 순차적으로 낮춰 주면 침전물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물질이 완전 불용성이 아니라면, 용해도가 낮긴 하지만 낮은 농도에서는 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DMSO의 농도를 서서히 낮추면 침전 없이 희석할 수 있다.

 

[개념 요약]

몰 농도 (Molarity, M): 용액 1 L에 녹아 있는 용질의 mol 수
% 농도: 용액 (solution) 100 g에 녹아 있는 용질 (solute)의 g 수
용액 (solution): 용질 (solute, 녹아 들어가는 물질) + 용매 (solvent, 녹이는 물질)
        *용질 (고체, 액체, 기체), 용매 (액체), 부피 (용질<용매)

밀도 (Density, d): 단위 부피 (Volume, V) 당 질량 (Weight, W), d=W/V
희석 (Dilution): 어떤 농도의 물질을 용매를 사용하여 처음보다 낮은 농도로 만드는 것
  *C1V1=C2V2  (C1: 처음 농도, V1: 처음 부피, C2: 만들고자 하는 농도, V2: 만들고자 하는 부피)

 

원문 보기 (클릭)